
누리호 4차 발사, 민간 주도 우주시대의 시작
2년 반 만에 다시 돌아온 누리호 발사 소식에 설레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2025년 11월 27일 새벽,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다시 한번 우주로 향합니다. 단순히 ‘또 하나의 발사’가 아니라, 우리나라 우주 개발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될 발사라고 생각합니다.
누리호 4차 발사, 뭐가 다를까?
이번 발사가 특별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민간 기업이 처음으로 제작을 주도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서 누리호 제작 전 과정을 총괄했습니다. 기존에는 항공우주연구원이 모든 걸 담당했다면, 이제는 민간 기업이 나서는 거죠. 마치 스페이스X처럼 민간 주도의 우주 시대가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겁니다.
둘째, 야간 발사입니다. 새벽 0시 54분부터 1시 14분 사이에 발사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오로라와 대기광을 관측하려면 특정 시간에 특정 궤도에 올라가야 하거든요. 야간 발사는 누리호로선 처음 시도하는 거라 더욱 기대됩니다.
셋째, 위성이 훨씬 많고 무겁습니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를 포함해 총 13기의 위성을 실었습니다. 총 중량은 960kg으로 3차 발사 때보다 거의 두 배 무겁죠. 목표 고도도 600km로 50km나 높아졌고요.
발사 일정과 준비 과정
발사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봤습니다.
11월 25일: 누리호가 발사대 종합조립동을 출발해 약 1시간 42분에 걸쳐 제2발사대까지 이동했습니다. 오후 1시 36분께 발사대에 기립했고요.
11월 26일: 오후 8시께 발사관리위원회가 열립니다. 기상 상황과 발사 준비 상태를 최종 점검하고 발사 시각을 확정하죠.
11월 27일 새벽: 발사 4시간 전부터 연료(케로신)와 산화제(액체산소) 주입 절차가 시작됩니다. 발사 10분 전부터는 자동운용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모든 게 순조롭다면 정확히 예정된 시간에 누리호가 우주로 향합니다.
누리호의 성공과 실패, 그 여정
누리호의 길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우리 우주 기술의 성장 과정이었다고 봅니다.
1차 발사 (2021년 10월 21일) – 절반의 성공
첫 발사는 정말 아쉬웠습니다. 누리호는 목표 고도인 700km에 도달했지만, 3단 엔진이 46초 일찍 꺼지면서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했죠. 원인을 찾아보니 3단 산화제 탱크 내부의 헬륨 탱크 고정장치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설계 단계에서 지상 상태의 부력만 고려했지, 실제 비행 중 최대 4.3G의 가속도가 발생할 때의 부력은 고려하지 못한 거죠. 고정장치가 풀리면서 헬륨이 누설됐고, 그 때문에 산화제 공급이 제대로 안 된 겁니다. 하지만 발사 과정 자체는 정상적으로 진행됐기에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차 발사 (2022년 6월 21일) – 완전한 성공
1차 발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헬륨 탱크 고정장치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산화제 탱크 덮개도 두껍게 보강했습니다. 기상 악화와 센서 이상으로 두 차례 연기되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성공했습니다.
1.3톤의 위성 모사체와 200kg의 성능검증위성을 목표 궤도에 정확히 안착시키면서, 한국은 1톤 이상의 실용 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됐습니다. 그날 연구진들이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3차 발사 (2023년 5월 25일) – 실용 위성 시대
3차 발사는 처음으로 실제 실용 위성을 싣고 날아갔습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큐브위성 7기를 포함해 총 8기의 위성이 탑재됐죠. 발사 3시간 전 통신 이상으로 하루 연기되는 일이 있었지만, 연구진의 밤샘 작업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성공적으로 발사했습니다.
이 발사로 누리호는 단순한 실험용이 아닌 진짜 ‘실용 발사체’로 자리잡았습니다.
한국 우주 개발 계획에서 누리호의 역할
누리호는 단순히 로켓 하나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우주 개발의 핵심 인프라이자, 미래로 가는 디딤돌입니다.
우주 독립의 시작
누리호 개발 이전에는 우리 위성을 쏘아 올리려면 외국의 발사체를 빌려야 했습니다. 비용도 비쌌고, 발사 시기도 우리 마음대로 정할 수 없었죠. 하지만 누리호 덕분에 이제는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우리 위성을 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누리호는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전 과정이 순수 국내 기술로 이뤄진 첫 번째 발사체입니다. 이전의 나로호는 1단 엔진을 러시아에서 가져왔지만, 누리호는 75톤급 엔진 4기와 7톤급 엔진까지 모두 우리가 만들었습니다.
차세대 발사체로 가는 길
누리호는 그 자체로 완성형이 아니라, 더 큰 계획의 첫 단계입니다. 누리호 개량형(KSLV-IIA) 개발이 진행 중인데요, 태양동기궤도에 2.8톤, 달천이궤도에 830kg급 달 탐사선을 올릴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하는 겁니다.
무게는 232톤, 길이는 54m로 늘어나고, 1단에는 82톤급 엔진 4기, 2단에는 75톤급 엔진 1기, 3단에는 9톤급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이 들어갑니다. 2029년 9월에 1차 발사로 소행성 탐사 위성을, 2030년 11월에는 한국형 달 착륙선을 쏘아 올릴 예정이죠.
더 나아가 KSLV-III라는 차세대 발사체도 계획 중입니다. 누리호에서 축적한 기술이 모두 여기로 이어집니다.
민간 우주 산업의 토대
이번 4차 발사가 의미 있는 이유는 바로 이겁니다. 정부 주도의 연구 개발 단계를 넘어, 민간 기업이 중심이 되는 상업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거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현대중공업, KAI 등 150여 개 기업이 누리호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엔진 제작, 추진기관 개발, 시험설비 구축 등 실전 기술을 쌓았고요. 앞으로 이들 기업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겁니다.
누리호의 핵심 기술
누리호를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핵심 기술 몇 가지만 살펴볼게요.
75톤급 액체 엔진
누리호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75톤급 액체 엔진은 1단에 4기, 2단에 1기가 들어갑니다. 초당 255kg의 연료와 산화제를 연소시키는데, 시동 순서가 조금만 어긋나도 폭발로 이어질 수 있어요.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여러 밸브와 부품이 정밀하게 정해진 순서대로 작동해야 합니다.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완벽한 조화가 필요한 거죠. 연소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수년이 걸렸습니다.
7톤급 액체 엔진
3단에 들어가는 7톤급 엔진은 작지만 중요합니다. 위성을 정확한 궤도에 올려놓는 마지막 단계를 담당하거든요. 여기에 다단연소사이클 기술을 적용한 9톤급 엔진도 선행 연구 중인데, 이 기술은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일부 국가만 보유한 고난도 기술입니다.
대형 추진제 탱크
누리호 전체 부피의 70~80%를 차지하는 추진제 탱크는 지름이 3.5m에 달하지만, 가장 얇은 부분은 겨우 2~3mm 두께입니다. 경량화하면서도 엄청난 압력을 견뎌야 하죠. 설계와 제작이 정말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클러스터링 기술
75톤급 엔진 4기를 하나로 묶어 300톤의 추력을 내는 클러스터링 기술도 쉽지 않았습니다. 4개의 엔진이 동시에 정확히 같은 추력을 내야 하거든요. 하나라도 삐끗하면 발사체가 기울어질 수 있어요.
4차 발사 성공 가능성은?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 성공 가능성을 9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누리호는 이미 두 차례 연속 성공했고, 기술적으로 안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거든요.
다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민간 영역으로 제작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기술 전수가 제대로 됐는지, 그리고 최근 기술 유출 논란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이 3차 발사 때부터 발사 과정에 참여하며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발사 과정 한눈에 보기
누리호가 날아오르는 순간부터 임무를 마칠 때까지의 과정을 정리해봤습니다.
0초: 발사! 1단 엔진 4기가 점화되며 300톤의 추력으로 치솟습니다.
2분 5초 후: 고도 63.4km에서 1단 분리. 연료를 다 쓴 1단이 떨어져 나갑니다.
3분 54초 후: 고도 201.9km에서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 분리. 이제 위성이 우주 공간에 노출됩니다.
4분 32초 후: 고도 257.8km에서 2단 분리. 3단 엔진이 점화됩니다.
13분 27초 후: 고도 600.2km에 도달하며 위성 분리 시작. 먼저 차세대중형위성 3호를 분리하고, 큐브위성 12기를 약 20초 간격으로 하나씩 사출합니다.
21분 24초 후: 모든 위성 분리 완료. 누리호는 잔여 연료를 배출하고 임무를 마칩니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하는 일
이번에 올라가는 주인공,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무슨 일을 할까요?
이 위성은 고도 600km 태양동기궤도에서 오로라와 대기광을 관측합니다. 최근 태양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평소보다 위도가 낮은 지역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되고, 무선통신 두절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죠. 이런 우주 환경을 연구하는 게 주요 임무입니다.
또한 국내 위성으로는 처음으로 우주의학 실험도 수행합니다. 바이오캐비닛이라는 장비를 탑재해서 우주 환경이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거죠. 향후 우주 탐사 시대를 준비하는 중요한 기초 연구입니다.
미래를 향한 질문들
누리호의 성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이제 우리는 더 큰 질문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재사용 발사체로 갈 것인가? 스페이스X처럼 로켓을 회수해서 재사용하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누리호는 1회용이지만, 차세대 발사체는 재사용 기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달 탐사, 어디까지 갈 것인가? 누리호 개량형으로 달 착륙선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뭘까요? 유인 우주선? 화성 탐사?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민간 우주 산업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발사체는 민간으로 넘어갔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위성 제작, 우주 관광, 우주 자원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기업이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마치며
30대 후반 남자로서 어릴 적 과학 잡지에서 봤던 우주 로켓이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쏘아 올려진다는 게 신기하고 자랑스럽습니다. 특히 이번 4차 발사는 민간 기업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큽니다.
2년 반 전 3차 발사 성공 이후 다소 긴 공백이 있었지만, 그 시간 동안 기술은 민간으로 이전됐고, 우주청도 출범했습니다. 이제 정말로 우리나라 우주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준비가 된 거죠.
11월 27일 새벽,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다시 한번 하늘을 가르며 우주로 향합니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를 싣고, 민간 주도 우주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겁니다.
발사 성공을 기원하며, 우리나라가 진정한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그날을 기대해봅니다.
관련 링크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페이지: https://www.kari.re.kr/kor/contents/51
- 우주항공청 공식 보도자료: https://www.kasa.go.kr
- 누리호 실시간 발사 중계: 각 방송사 및 유튜브 채널
핵심 키워드
누리호 4차 발사, 한국형발사체, 민간 우주 개발, 차세대중형위성 3호, 나로우주센터, 한국 우주 기술, 야간 발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