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도시철도망구축계획 -드디어 인천에도 제대로 된 지하철망이 온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지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다. 어릴 적 1호선 개통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제 우리 인천도 드디어 제대로 된 철도망을 갖추게 생겼다. 작년 12월에 발표된 제2차 인천도시철도망구축계획 내용을 보고 나서, 솔직히 좀 설렜다.
그동안 인천 지하철, 뭐가 문제였나
인천 살면서 항상 아쉬웠던 게 하나 있다. 송도에서 검단 가려면? 1시간 30분. 부평에서 청라 가려면? 환승하고 또 환승하고… 같은 인천인데 왜 이렇게 멀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더라.
1호선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고, 2호선은 동서로 짧게 놓여있다 보니까 인천 내에서 이동하는 게 생각보다 불편했다. 특히 중구, 동구 원도심 쪽은 아예 지하철이 안 지나가니까 버스나 택시를 타야만 했고.
인천 3호선 송도검단선 – 게임 체인저 등장
이번 계획의 핵심은 단연 인천 3호선 송도검단선이다. 송도달빛축제공원역에서 시작해서 신포, 동인천, 청라를 거쳐 검단호수공원역까지 이어지는 34.64km 구간이다.
처음엔 인천 전역을 도는 대순환선으로 계획됐었다. 그런데 경제성 문제로 B/C값이 0.39밖에 안 나와서 좌초될 뻔했는데, 노선을 조정해서 0.8으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접근한 게 오히려 잘된 것 같다.
뭐가 좋아지는가
- 송도 ↔ 검단 이동시간 대폭 단축: 기존 1시간 30분에서 약 34분으로 줄어든다
- 원도심 접근성 개선: 동인천, 신포 같은 제물포 지역이 철도망에 편입된다
- 간접 순환선 완성: 1호선과 3호선을 환승하면 인천을 한 바퀴 도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개인적으로 제일 기대되는 건 원도심 구간이다. 차이나타운, 신포시장 갈 때마다 주차 걱정했었는데 이제는 지하철 타고 편하게 갈 수 있겠다.
그 외 추진 노선들
3호선만 있는 게 아니다. 제2차 인천도시철도망구축계획엔 총 7개 노선이 포함되어 있다.
용현서창선
옹진군청부터 인하대역, 인천터미널역을 거쳐 서창2지구까지 11.46km를 연결하는 경전철이다. B/C값 0.71로 경제성도 확보했다. 미추홀구 쪽 교통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송도트램
송도 내부를 연결하는 트램이다. 23.1km 구간에 B/C값이 무려 0.94나 나왔다. 송도 사는 친구가 “송도는 넓어서 차 없으면 힘들다”고 했었는데, 트램 생기면 확실히 편해질 거다.
부평연안부두트램
부평역에서 출발해 십정동, 부평시장을 거쳐 연안부두까지 이어지는 14.3km 트램이다. B/C값 0.85. 부평 사람들한테는 희소식이다.
인천 2호선 논현 연장
남동구청역에서 서창, 도림, 논현까지 연결된다. 다만 제2경인선이랑 노선이 겹쳐서 경제성 확보가 좀 애매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꼭 됐으면 좋겠는데.
영종트램
영종도 내부를 연결하는 트램이다. B/C값 0.8. 공항 근처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을왕리 놀러 가는 사람들한테 좋을 것 같다.
가좌송도선
인천가좌역에서 제물포역, 인하대역을 거쳐 인천대입구역까지 14.5km를 잇는 경전철이다. 1차 계획의 주안송도선 대안으로 추진된다.
현실적인 우려도 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첫째, 사업비가 어마어마하다. 3호선만 해도 3조 2천억 원이 들어간다. 국비 60%, 시비 40%로 분담한다고 하는데 인천시 재정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둘째, 완공 시기가 멀다. 사전타당성조사, 예비타당성조사 거쳐서 2028년에나 착공한다는데, 그럼 개통은 2030년대 중반? 나 40대 중반 되면 타겠네.
셋째, 2량 경전철로 충분할까? 3호선이랑 용현서창선 모두 2량 1편성으로 설계됐다는데, 혹시 나중에 수요 많아지면 가축수송 되는 거 아닌가 걱정이다. 2호선도 경전철인데 출퇴근 시간에 꽤 빡빡하거든.
GTX와의 연계도 기대된다
인천시는 3호선을 GTX-D, GTX-E와도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GTX-D는 인천공항에서 청라, 검단을 거쳐 부천, 광명을 지나 강남까지 가는 노선이고, GTX-E는 김포에서 인천을 거쳐 송도까지 온다.
이게 다 연결되면 인천에서 강남 가는 게 진짜 빨라질 것 같다. 지금은 1호선 타고 구로 가서 2호선 환승하거나, 7호선 타고 돌아가거나 해야 하는데 말이다.
인천시민으로서 바라는 점
30년 넘게 인천에 살면서 느낀 건데, 우리 인천은 서울 베드타운 역할만 해온 게 아쉽다. 송도, 청라, 검단 같은 신도시는 계속 만들어지는데 정작 인천 내부 교통망은 부실했다.
이번 도시철도망구축계획이 제대로만 추진된다면, 인천도 드디어 독자적인 생활권을 갖출 수 있을 것 같다. 검단 사는 친구 만나려고 버스 두 번 갈아타고 1시간 반씩 걸리는 시대는 이제 끝났으면 좋겠다.
마무리하며
올해 상반기에 1호선 검단연장선 개통하면 일단 첫 발을 뗀다. 그리고 연말에는 제2차 도시철도망구축계획이 국토부에서 승인·고시된다고 하니까, 진짜 현실이 되는구나 싶다.
물론 완공까지는 10년 가까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확실한 계획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 되면 훨씬 편리한 인천에서 살 수 있겠지.
인천 토박이로서 한마디 하자면, 제발 차질 없이 진행됐으면 좋겠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계획이 무산됐는지 우리 다 안다. 이번엔 다르길 바란다.
참고자료
- 인천광역시 제2차 인천도시철도망구축계획(2026~2035)
- 인천투데이 관련 기사
- 인천시 공식 발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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