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조편성, 이번엔 진짜 해볼 만하다
어제 새벽 2시, 커피 한 잔 들고 조추첨 생중계를 보면서 얼마나 떨렸는지 모른다.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는데 샤킬 오닐이 우리 이름을 뽑아드는 순간, “오! 이거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12월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추첨 결과가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엔 진짜 해볼 만하다.
대한민국 A조 편성, 이게 뭐냐면
우리가 속한 A조는 이렇게 구성됐다.
A조 편성
- 멕시코 (FIFA 랭킹 15위, 개최국)
- 대한민국 (FIFA 랭킹 22위)
-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 랭킹 61위)
- 유럽 플레이오프 D조 승자 (덴마크, 북마케도니아, 체코, 아일랜드 중 1팀)
솔직히 조추첨 전에는 걱정이 많았다. 브라질이나 프랑스, 독일 같은 우승 후보들이랑 붙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낫다. 물론 쉬운 조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는 조다.
왜 괜찮은 조인가?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우리가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붙었던 H조를 기억하나? 그때도 포트 3이었는데 죽음의 조였다.
이번에는 포트 2로 올라갔고, 덕분에 1포트 최강팀들(스페인, 프랑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확실하게 피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다.
더 중요한 건 48개국 체제라는 점이다. 이번 월드컵부터 조별리그가 12개 조로 늘어나고, 각 조 1·2위 24개 팀과 조 3위 중 상위 8개 팀까지 총 32개 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예전처럼 조 3위면 무조건 탈락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게 얼마나 큰 변화인지 아는가? 전략적으로 승점을 쌓으면 조 3위로도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상대 팀 분석 – 누구랑 싸우나
멕시코: 개최국의 부담과 기회
멕시코는 홈 어드밴티지를 가진 A조 최강팀이다. 그들의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울 거고, 익숙한 환경에서 뛸 테니 분명 강한 상대다. 하지만 개최국이라는 압박감도 만만치 않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개최국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꽤 있었다.
우리는 멕시코와 A매치 전적이 4승 3무 8패로 밀리긴 하지만, 월드컵은 다르다. 한일 월드컵 때 우리가 보여준 것처럼 말이다.
멕시코는 점유율과 패스 축구를 하는 팀인데, 우리가 역습 축구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본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라인업이면 속도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
남아공은 솔직히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다. FIFA 랭킹 61위로 A조에서 가장 약한 팀이고, 우리와는 A매치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다. 이런 팀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못 가져오면 32강 진출이 정말 어려워진다.
다만 아프리카 팀 특유의 신체 능력과 조직력은 무시할 수 없다. 카보베르데가 카메룬을 누르고 본선에 올라온 것처럼 아프리카 축구가 요즘 상향평준화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방심하면 큰코다친다.
유럽 플레이오프 D조: 변수는 여기
덴마크, 북마케도니아, 체코, 아일랜드 중 한 팀이 올라온다. 이 중에서 덴마크나 체코가 올라올 가능성이 높은데, 둘 다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특히 덴마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도 봤듯이 조직력이 뛰어난 팀이다.
하지만 이들도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다는 건 유럽 예선에서 직행 티켓을 못 땄다는 뜻이다. 즉, 최상위권 강팀은 아니라는 거다. 우리가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전력이다.
경기 일정 – 이동 부담은 최소화
이번에 우리가 정말 운이 좋았던 게 경기 일정이다.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른다.
대한민국 조별리그 일정
- 1차전: 6월 11일 vs 유럽 플레이오프 D조 승자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 - 2차전: 6월 18일 vs 멕시코
(같은 장소) - 3차전: 6월 25일 vs 남아프리카공화국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몬테레이)
B조 같은 경우는 캐나다 토론토, 미국 잉글우드, 다시 시애틀을 오가는 살인 일정인데, 우리는 이동이 딱 한 번이다. 게다가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 모두 중부 시간대라서 시차 적응도 필요 없다. 이건 정말 큰 메리트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면 고지대 문제다.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은 해발 1,571m에 위치해 있다. 여기서 2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호흡이 얼마나 가빠질지 걱정이다. 홍명보 감독도 이 부분을 가장 고민한다고 언급했다.
홍명보호의 전술, 과연 통할까?
요즘 홍명보 감독의 스리백 전술이 화제다. 3-4-3(또는 3-4-2-1) 전형을 계속 실험하고 있는데, 미국·멕시코 평가전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브라질전에서 0-5 참패를 당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스리백 전술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김민재를 중심으로 센터백 자원이 풍부해진 게 사실이고, 측면에서 이명재, 설영우 같은 풀백들이 공격 가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문제는 전술 적응 속도와 공격 옵션의 다양성이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이재성, 오현규 등 공격 자원이 많은데, 스리백을 고집하다 보니 전방에 3명만 배치할 수 있다. 오현규나 엄지성 같은 선수들이 벤치를 지키는 상황이 계속되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내 생각엔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4-2-3-1과 3-4-3을 병행하는 게 답이 아닐까 싶다. 멕시코처럼 강한 상대에겐 스리백으로 수비를 강화하고, 남아공처럼 상대적으로 약한 팀한테는 4백으로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식으로 말이다.
32강 진출 시나리오 – 현실적인 목표
조별리그 돌파를 위한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이렇다.
최선의 시나리오
남아공 승 + 멕시코 무 + 유럽팀 승 = 승점 7점 (조 1위 가능)
기대 시나리오
남아공 승 + 멕시코 무 + 유럽팀 무 = 승점 5점 (조 2위 확정)
최소 시나리오
남아공 승 + 나머지 2패 = 승점 3점 (조 3위로 32강 도전)
핵심은 남아공전을 반드시 이기는 것이다. 여기서 승점 3점을 챙기면 멕시코나 유럽팀 중 한 팀만 잡아도 조 2위는 확정이다. 설사 2패를 하더라도 조 3위 상위 8팀 안에 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조편성이면 조 2위로 32강 진출, 16강에서 한 번 더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본다. 32강에서 만날 상대는 B조나 I조 2위팀일 가능성이 높은데, B조는 캐나다·스위스·카타르 수준이고, I조는 프랑스가 1위로 올라올 테니 2위팀은 충분히 상대할 만하다.
일본과의 비교 – 우리가 더 낫다
조추첨 후 일본 팬들 반응을 봤는데 난리가 났더라. 일본은 F조에 네덜란드, 유럽 플레이오프 B조, 튀니지와 붙게 됐다. 네덜란드는 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팀이고, 유럽 플레이오프 B조에서 이탈리아나 폴란드가 올라올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죽음의 조다.
우리는 일본보다 훨씬 나은 조를 받았다.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원정에서 8강 신화를 쓸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손흥민의 마지막 월드컵
이번 월드컵이 손흥민 선수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6년이면 만 34세다. 이미 LA FC로 이적하면서 커리어 후반부에 접어들었고, 2030년 월드컵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손흥민이 2002년 박지성처럼 월드컵에서 전설을 남기길 정말 바란다. 이번 조편성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캡틴 손흥민이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유니폼을 입고 16강, 아니 8강까지 올라가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
한국 시간대도 괜찮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는 새벽 4~8시에 경기가 몰려서 출근 전에 보기도, 퇴근 후에 보기도 애매했다. 이번에는 대한민국 시간 기준으로 오전 5시~오후 2시에 경기가 펼쳐진다.
물론 평일 낮 시간대라 직장인들은 좀 아쉽겠지만, 그래도 새벽보단 낫다. 주말 경기만 잘 걸리면 술 한 잔 걸치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엔 진짜 해볼 만하다
30년 넘게 축구를 봐온 팬으로서 이번 조편성은 정말 괜찮다고 본다. 물론 쉬운 조는 아니다. 멕시코는 홈에서 강하고, 유럽팀도 만만찮을 것이다.
하지만 48개국 체제라는 유리한 구조, 최소한의 이동 거리, 그리고 우리 전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32강은 넘어갈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의 전술이 제대로 먹혀들고, 손흥민·김민재·이강인 같은 스타들이 컨디션을 잘 유지한다면 16강, 그 이상도 꿈꿔볼 만하다.
2026년 6월,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울려퍼질 대~한민국 함성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번엔 진짜 한 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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